
[KNS뉴스통신=장세홍 기자] "삼베길쌈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우리문화의 아름다운 발자취이며 특히 안동포는 안동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자원으로 반드시 지켜야할 문화유산입니다. 그런데 생산에 어렵고 복잡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유통과 경제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에는 원료인 대마 재배마저 크게 줄어 전통이 끊어질 위기에 빠져 안타깝습니다."
조상 대대로 해 온 일이라 사명감을 갖고 그 길을 걷고있다는 50년 삼베외길 인생 조경숙 안동포 전승교육사(67)는 시대조류에 떠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삼베길쌈과 안동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한숨을 쉬었다.
삼베길쌈과 안동포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 전승교육사를 만다 안동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조 전승교육사는 1970년대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된 안동길쌈과 안동포짜기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전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공모전, 지역 축제, 사진 촬영대회 등의 다양한 이벤트는 물론이고 각종 매체를 통해 안동포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국립안동대학교 의류학과 안동포짜기 연구보조원으로 강단에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조 전승교육사는 18세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어깨너머로 길쌈을 배우다 23세 때 금소삼베마을로 시집오면서 자연스럽게 길쌈을 접하게 됐다. 2002년부터 5년간 경상북도에서 주관한 전승교육사 교육을 이수하고 지난해에 경상북도 전승교육사로 지정받았다.
조 전승교육사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안동의 대마재배 면적이 38.2ha에 달했으나 현재는 1 농가에서 그것도 계약재배로 명맥을 근근히 유지하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삼베는 세계 거의 모든 인류에게 가장 오랫동안, 가장 폭 넓게 사용된 섬유이자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옷감이다.
특히 안동은 기후와 토질이 대매 재배 조건에 가장 적합하며, 상고시대 낙동강 유역 일부 농가에서 야생 대마를 재배해 안동포에 가까운 옷감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삼베는 신라 화랑들이 즐겨 입었으며, 옛 무덤에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 마포 유물이 발견되고 있어 신라 때부터 삼베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동포는 무공해 천연섬유로 대표적인 친환경제품이다. 수분흡수가 빠르고 증발력이 좋으며 또한 공기유통이 잘되는 데다 항균·항독·방충성이 강해 주로 의복으로 많이 이용된다. 대마씨는 아토피 등 피부병 개선과 고혈압 및 당뇨·치매 치료 등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천연신약 원료로의 개발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하지만 안동포는 주로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돼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생산은 갈 수록 줄고 안동포 제조 전수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가뜩이나 대마마저 생산이 거의 중단 위기에 처했다.
조 전승교육사는 "안동포와 함께 대마 및 대마씨의 유용성분 추출을 통해 고부가가치 신소득 작물로 육성하면 대마 생산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안동포도 생산방식 현대화와 친환경 웰빙 추세에 맞춰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두드리면 안동포산업도 기사회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 전승교육사는 "따라서 전통문화 계승과 지방화 시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틀 속에서 수요 개척, 인재 확보 및 육성 등에 문화재청이나 경북도, 안동시 등 당국에서 체계적인 행·재정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지역주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동포의 고부가화를 위해 현재보다 훨씬 촘촘한 10세 짜기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안동포는 보통 7세 짜기로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전통 안동포 직조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안동포짜기 기능보유자(무형문화재)와 전수조교 확대 지정, 안동포(무삼) 직조과정 교육생 장려금(시연수당) 지원, 무삼 공예품 제작·개발 교육 활성화, 안동포 직조 및 공예 창업지원 등을 주문한다. 이를 통해 청년과 여성 일자리 창출은 물론 안동포 전시관을 활용한 관람·체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 유치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안동포는 상고시대 낙동강 유역 일부 농가에서 야생 대마를 재배해 옷감을 만들기 시작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은 기후와 토질이 대마 재배에 적합하다. 신라 3대 유리왕 때는 부녀자들이 삼삼기 대회를 열었다. 매년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시작하고 8월 보름에 한 달 동안에 걸친 성적을 심사하고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며 노래와 춤으로 즐겼다. 이 때 진 편의 여자가 일어나 춤추며 ‘회소(會蘇), 회소’하고 탄식하는 음조(音調)가 매우 슬프고 아름다웠으므로 후대에 그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지어 부른 것이 ‘회소곡’이라고 전해진다.
삼베는 신라시대 무덤에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 마포 유물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당시 신라 화랑들이 삼베옷을 즐겨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포는 특히 생냉이삼(생대마) 껍질 중에서도 불필요한 외피를 벗겨내고 속껍질만 갖고 짠다. 안동포를 짜는 데는 100번 이상의 손길이 들어간다.
물에 대한 강도가 커서 세탁때 손상이 적고, 천년을 두어도 변질되기 않고 좀이 쓸지 않는 무공해 천연섬유다. 불에 태워보면 화학섬유는 둥글게 말리면서 타고, 양모는 검게 변하는 데 비해 안동포는 하얀 재로 흔적이 없어진다.
임방호 (사)국가무형문화재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회장은 "앞으로 전통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스토리를 만들어서 ‘직조’, ‘베틀노래’, ‘천년염색’ 등 다양하게 교육과정에 넣을 예정이라"며 "이같이 안동포를 계승 발전 시키는데 경상북도나 안동시에서 행정이 뒷받침 돼야 안동포가 일반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을 문화재청이나 정부차원에서 바로 잡아줘야 한다. 현재 직조에 대해서 정부나 행정에서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 했다.
장세홍 기자 jsh953@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