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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자의 인(仁) 사상과 오늘의 우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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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자의 인(仁) 사상과 오늘의 우리 사회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2.11.1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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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 논설위원 / 다름을 인정하고 틀림을 고집하지 말아야

민주주의의 기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르고 행동이 다를 수 있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에게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선이고, 권력자가 독선을 저지르는 것을 우리는 독재라고 말한다.

세상 만물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은 그것을 틀렸다고 하지 않는다. 빛과 어둠이 서로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온 세상을 빛으로 채우거나 어둠으로 채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빛이 가득한 세상은 화이트아웃 현상으로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어둠이 가득한 세상 역시 어둠 외에 볼 수 없다.

빛과 어둠이 적절하게 조화될 때 우리는 사물을 판단하고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진보와 보수가 사회발전의 양 날개라고 한다. 두 다리로 걷는 것처럼, 두 날개로 나는 것처럼 두 이데올로기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서로 상응할 때 사회가 발전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 사회는 진보는 보수를, 보수는 진보를 서로 비난하고 적대시하고 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 얼마나 한심한 상황인가? 의견이 다를지라도 경청하고 상대의 주장에서 내 주장의 허점을 찾는 지도자야말로 플라톤의 현인정치에서나 볼 법한 진정한 지도자다. 하지만 지도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본성은 욕심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치철학은 유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유교 즉 유학의 시조는 공자다. 공자는 인(仁) 사상을 그 기반으로 한다. 그는 논어 리인(里仁)편 수장(首章)에서 ‘리인위미(里仁爲美) 택불처인(擇不處仁) 언득지(焉得知)’라고 했다. 이는 ‘마을의 인심이 어진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마을에 살면서 어질지 않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라는 의미다.

마을을 확대하면 국가다. 자신이 선택한 국가에 살면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인가? 나와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함께 수정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무조건 틀리다며 논박하는 태도는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양산할 뿐이다.

공자의 사상 인(仁 )을 파자(破字)하면 사람(人)과 둘(二)로 두 사람을 의미한다. 둘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사회가 된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다르다. 다른 외모, 다른 생각, 다른 능력, 다른 목표... 두 사람이 서로 상응하여 인(仁)을 이루는 것처럼 사람은 서로에 대해 관심과 이해를 가져야 한다. 인(仁)의 반대는 욕심(慾心)이다.

서양 철학의 기본인 성경 또한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야고보서 1장 14~15절)’고 말한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독재를 낳고, 재물에 대한 욕심이 독과점을 낳으며, 사랑에 대한 욕심이 집착을 낳는다. 따라서 서로 이해하려면 먼저 내 자신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 비워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정치상황이 심상치 않다. 권력이 서서히 탐욕의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취임 100일만에 20%대로 떨어진 국민의 지지율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날로 증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매우 심각한 일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대통령과 여당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채 오히려 일부 언론을 탓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거부 사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 할 수 있다. 실수를 했더라도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실 실수하기는 쉬워도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언론에 책임을 묻다니 그 무례와 옹졸함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공자의 인(仁 ) 사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새겨야 할 사상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어울려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력자에게 인(仁 )사상은 절대적이다. 옹졸하고 편협한 사고를 지닌 채 독선과 아집으로 통치하며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을 모두 틀리다고 탄압하는 지도자는 결국 국민에 의해 쫓겨날 수 밖에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주권자다. 정치인은 주권자의 권력을 위임 받은 한낱 대리인일 뿐이다. 마치 거대한 강의 물줄기가 국민이라면 정치인은 그 물줄기를 타고 떠가는 나룻배에 불과하다. 국민이 성나면 정치인은 급류에 휩쓸린 배가 될 것이다. 잔잔한 물결을 떠가는 평화로운 나룻배가 되기를 원한다면 다름과 틀림을 구분할 줄 알고 인(仁)으로서 세상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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